퇴근길, 갑자기 출출해져 죽집에 들렀어요. 그곳에는 한 3 살쯤 돼 보이는 아이와 부모님이 함께 밥을 먹고 있었는데요. 그 옆에 조용히 앉아 주문한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옆에 앉아있던 아이가 큰 소리로 떼를 쓰는 거예요. “안 먹어!”, “싫어!”. 심지어 작은 매장이라 그 소리는 더욱 크게 울려 퍼졌죠. 부모님도 당황한 기색이었어요. 하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고 아버님께서 한마디 하십니다. “조용히 안 하면 때린다”

많이 놀랐습니다. 그렇게 무섭게 말하다니요. 일상 있는 일인 것처럼 그 대사는 굉장히 자연스러웠습니다. 꼭 그렇게 말했어야 했나. 아니, 아이는 항상 그렇게 훈육을 받는 것일까.

시끄러운 아이, 예민할 수밖에 없는 부모

이해는 가요. 최근 유명 레스토랑에서는 노키즈존을 만들고 있어요. 아이의 시끄러운 행동이 끼치는 피해를 사전에 막고자 하는 취지죠. 사회적으로도 한때 일명 ‘맘충’이라는 부정적인 용어를 통해 공공장소에서 시끄러운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에 대한 문제를 비꼬기도 했구요.

그만큼 이제는 누구라도 아이가 공공장소에서만큼은 남들한테 피해를 주지 않기 바라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더욱 강하게 말했을 거예요. 맞아요. 잘못된 행동은 고쳐줘야 해요. 그런데요 이런 방식은 좀…


아이들은 만 2세가 넘어가면서 서서히 자의식이 생겨요.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수치심을 느낄 나이죠. 잘못 혼냈다가는 자존감이 낮아지고 오히려 반항심이 생길 수 있답니다. 특히나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혼난다면 더욱이나 그래요.

아이들 눈높이에서 생각해보세요. 본인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기엔 아직 이른 나이. 이해할 수 있게 알려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구는 걸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 자리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다면 아이가 만약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군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가지의 방법이 있어요. 물론 아이의 자존감을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요.

1. 명령 아닌 제안을 해주세요

“하지 마!”보다는 “00이가 ~했으면 좋겠어” “00이가 ~하면 엄마가 힘들어, ~해주면 좋겠어”와 같이 명령이 아닌 제안식으로 느끼는 감정을 함께 얘기해주세요. 우리들 평상시 대화도 마찬가지잖아요. 상대방이 본인의 감정을 이야기하면 웬만하면 우리는 거절을 하고, 반발심이 들기 보단 이해를 하죠. 아이 역시 부모가 느끼는 감정을 듣는다면 더욱 쉽게 이해할 거예요.


2. ‘왜?’를 알려주세요

아이는 대게 시끄럽게 돌아다니는 행동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 행동이 잘못된 이유를 알려주지 않은 채 혼낸다면 아이는 오히려 반발심이 커지거나 자존감이 낮아질 뿐. 구체적으로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 알려주세요.

위에서 말했듯이 부모가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또는 주변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도 좋습니다. 그런 행동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피해를 끼치는지. 핵심은 ‘구체적으로’ “사람들은 조용히 밥 먹고 싶은데, 울며 떼쓰면 사람들 기분이 좋지 않을 거야” 등말이죠.

결국, 예의가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

시끄러운 아이를 혼내는 부모의 마음은 모두 같잖아요. 예의 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 위의 방법을 사용해도 정 고쳐지지 않는다면, 집에서도 밖에서도 꾸준한 교육이 필요해요. 아이의 예절을 가르치는 가장 간단한 방법 3가지를 알려드릴게요.

1. 꾸준히 알려주기

한 번 알려준다고 바로 바뀌진 않아요. 성인도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래서 우선 위에서 알려드린 방법은 꾸준히 사용해야 해요. 점점 아이도 무엇을 잘못한지 알고, 그로 인해 본인이 어떤 피해를 주는지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하죠. 나이가 어릴수록 예절 교육은 바로잡아야 해요.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알려주세요.

2. 약속하고 행동하기

공공장소에 가기 전 아이와 약속을 해보세요. “그곳에서 울고 떠든다면 바로 집에 갈 거야”, “원하는 것을 사주지 않을 거야” 실제로 아이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부모님도 약속한 대로 행동해야 하는데요. 곧바로 집에 가거나 원하는 것을 사주지 않거나. 그때, 부모는 단순히 행동만 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하는 이유도 함께 말해야겠죠?

3. 중요한 규칙부터 알려주기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예절은 수십 가지도 넘어요. 아이가 이 모든 걸 한 번에 해내기는 어렵구요. 따라서 중요한 기본예절 규칙부터 알려주세요. 먼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끼치는 행동부터 바로잡아야겠죠? 하나씩, 천천히. 알려준 규칙을 해냈을 때는 큰 칭찬과 함께.


공공장소에서 배우는 예절. 남한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함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이의 인성측면 때문에 중요해요. 이해심과 배려심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죠. 모든 부모들도 우리 아이가 이 두 가지 만큼은 갖고 있길 바라잖아요. 그래서 올바른 교육이 필요해요.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더!

하지만 너무 화가 나서 평소대로 말이 나올 수도 있어요. 잘못된 걸 알고 있지만, 나도 모르게 나오기 마련. 부모도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죠. 그래도 위의 방법들을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큰 차이예요. 실수로 혼내기만 했더라도, 다시 차근차근 알려준다면 아이도 부모도, 점차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