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조금이라도 산만하다면 걱정부터 듭니다. 혹시 ADHD는 아닐까. 다른 아이들보다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혼도 내보기도 하고 집중력에 좋다는 주산도 시켜봅니다.

하지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기만 할 뿐. 그런데요 산만함, 꼭 잘못되고 고쳐야만 할 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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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만했던 아이, 최고의 스포츠 스타가 되다

수업 시간 내내 집중을 하지 못합니다. 지나치게 산만하며 심지어 폭력적인 성향까지 갖고 있던 아이. 결국 7세에 ADHD 약물 처방을 받게 돼요. 그러다 우연히 수영을 접하는데요. 그는 수영에 본인의 에너지를 모두 쏟습니다. ADHD 환자였을까 싶을 정도로 높은 집중력으로요. 그리고 그는 훗날, 올림픽 최다 금메달을 목에 거는 스포츠 스타로 거듭납니다. 바로 미국의 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 이야기예요.

산만함을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예요. 물론 펠프스는 운이 따랐어요. 그의 신체적 특징은 수영에 적합했고, 무엇보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찾은 것. 하지만 이러한 운은 그냥 나온 것은 아니랍니다. 그의 어머니의 역할이 무엇보다 컸죠.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산만함을 고치기보단 이해하기로 합니다. 아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혹시 본인이 아이와 맞지 않는 걸 강요한 건 아닌지. 바로 이러한 과정이 펠프스의 산만함을 ‘에너지가 넘치는’으로 바꿔 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어요.


출처 : 허핑턴포스트

우리 아이, 왜 산만한 걸까요?

물론 아이가 산만하다고 모두 펠프스처럼 활발하거나 운동을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펠프스 어머니는 그의 산만함의 원인을 그의 성향에서 찾았을 뿐. 수많은 이해와 노력 끝에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를 책상 앞에만 둬서는 안되겠다’라고 판단이 든 것이죠. 산만함을 ‘문제’라고 단정 짓지 않았어요.

마찬가지예요. 우리 아이가 산만하다면 그 원인부터 찾아야 해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어요. 펠프스와 같이 아이의 성향과 맞지 않는 환경 때문인지 또는 아이의 좋지 않은 습관 및 부모의 잘못된 육아 방식 때문인 것인지.

후자라면 고쳐야 해요. 하지만 전자보다 해결 방법은 쉽습니다. 명확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그것만 제거해도 금방 개선되죠. 우선 아래의 몇 가지 체크리스트를 통해 그 원인을 확인해보세요. 만약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훗날 산만함은 아이에게 큰 걸림돌이 될 거예요.

1. 가정불화가 있고 가족 간 대화가 부족하다.

2.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는다.

3.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한다.

4. 부모와 애착관계가 깊다.

5. 아이 주변 환경이 항상 시끄럽고 지저분하다.

아이의 산만함, 창의력으로 발전시키세요

산만함의 다른 원인은 아이의 욕구 측면에서 볼 수 있어요. 산만한 아이는 일반적으로 자유와 즐거움의 욕구가 큰데요. 주변에 관심이 많고 이것저것 관찰하기 때문에 관심의 폭이 넓죠. 또한 반복하는 행동을 싫어하는 대신 새로운 것을 탐구하고 아이디어와 호기심이 많아 창조적인 능력으로 이어지기 쉬워요. 펠프스뿐만 아니라 과거 ADHD를 앓았던 아인슈타인, 에디슨 등 유명인들의 사례는 이를 뒷받침해주죠.

하지만 이러한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산만함은 단지 고쳐야 할 ‘문제’로 바라볼 수밖어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은데 매일 반복적인 행동만 권유받는 아이. 주위에 관심이 많아 움직이고 싶은데 가만히 있지 못한다고 혼나는 아이. 주위 환경 때문에 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되죠.

이들은 이때 다시 한번 신호를 보냅니다. 오히려 더 산만해지죠. 일종의 반항이에요. 다시 말하면 지금의 상황으로부터 구원 요청. 다만 그땐 아이가 보내는 신호의 의미를 파악하기 쉽지 않아요. 결국 도를 넘는 산만함에 ADHD를 의심하거나 혼내는 빈도가 늘어날 뿐. 그리고 혼날수록 아이는 자신감이 떨어지고, 위축됩니다. 창의성이 발전할 기회 역시 점점 사라지고 말죠.


창의성을 살리는, 산만한 아이 교육법은?

그렇다면 산만한 아이,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요? 산만함, 억지로 고치는 건 결코 아니에요. 이해가 필요해요. 아이의 산만함이 긍정적으로 뻗어나갈 수있도록. 3가지 방법을 확인해보세요

1. 일단 아이와 대화하기

제지를 당한다면 아이는 본인이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나는 이런데, 왜 어른들은 그러지’ 무조건적인 제지는 금물. 아이는 본인의 성향을 무시당하면 위축되고, 자신감을 잃습니다. 대화가 필요합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대화 말이죠.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분명 아이가 유독 좋아하고 집중하는 활동이 있을 겁니다. 함께 하면서 처음은 아이를 이해해주는 대화로 시작합니다. “00 이는 이런 거 할 때 좋아하는구나” 등,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해서 대화를 나눠보세요.

그리고 아이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질문을 해주세요. “00 이는 이런 거 할 때 좋아하는데 다른 거 할 때는 재미없어?” “왜 그럴까?” “어떤 거 할 때 가장 즐거워?” 아이는 차츰 본인의 생각을 말하면서 이해받고 있다 느끼기 시작할 거예요.

핵심은 대화를 통해 아이에게 ‘내가 틀린 것이 아니다’라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이해는 곧 심리적 안정감으로 이어지죠. 불안하고, 욕구 불만으로 나타나는 산만함 대신 아이는 갖고 있는 장점을 자신감 있게 드러내기 시작해요. 아이와 많은 대화 나누기, 산만함을 창의력으로 발전시키는 첫 단계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방법입니다.


2. 장점에 초점을 맞추기

산만한 아이에게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변에 관심이 많아 탐구력이 좋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모험정신 등 창의력과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죠. 하지만 아이가 산만해서 혼을 낸다면 이러한 가능성은 빛을 발하기 쉽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더욱 자신감 있게 본인의 장점을 드러내기 위해서는 칭찬이 필요합니다.

산만한 아이를 교육할 때는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말씀드렸어요. 아이를 이해해주면서, 그가 점차 자신감을 얻고 본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그때 칭찬도 함께 해주세요. 대신 모든 ‘잘했다’가 아니에요.

아이의 산만함을 이해해야 할 수 있는 칭찬이 필요한데요. 계속 움직이고, 이것저것 관찰하는 아이에게는 “00 이는 정말 주변에 관심이 많구나, 관찰력이 뛰어나”. 한 가지에 집중 못 하고 계속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아이에게는 “00 이는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구나, 멋지다”.

이러한 칭찬은 부모님이 아이의 산만함을 나쁜 것이 아니라 그의 특성이고, 장점으로 바라볼 때 가능합니다. 아이는 점차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할 때 높은 집중력을 보이고 자존감도 함께 높아지죠.

다만 아이의 산만함이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구분 지어야 해요. 그때도 단순히 혼내면 안 돼요. 아이의 행동은 이해해주고, 그런 행동이 다른 아이들에게 ‘왜?’ 피해를 주는지 이유를 함께 설명해주세요. 산만함이 어긋난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아줄 거예요.

3. 자유와 즐거움을 느낄 공간 마련하기

산만한 아이는 대체로 자유와 즐거움의 욕구가 큽니다. 강압적이고 제한적인 공간일수록 아이는 버티기 힘들어요. 심지어 집조차 그런 느낌을 받는다면 아이는 본인의 에너지, 욕구를 방출할 공간이 없죠. 결국 잘못된 방식으로 욕구가 표출될 수밖에 없을 텐데요.

아이가 자유와 즐거움을 맘껏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시간)을 마련해주세요. 자유와 즐거움의 욕구를 누리는 공간 및 시간이 확보될수록 아이의 산만함도 점차 나아질 것입니다. 또한 갖고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도 유지할 수 있겠죠.


ADHD 아이들 중 대다수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아이들이다. 문제는 이들의 고유한 욕구와 개성을 받쳐주지 못하는 학교 환경에 있다. 이들의 산만함은 욕구 불만 및 정서불안의 표출이지, 질병이 아니다. –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

미국의 유명 교육자,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는 ‘아이들의 고유 욕구, 개성을 이해 못 하기 때문에 산만함이 부모들의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합니다. 이해만 한다면 아이의 또 다른 장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데 말이죠.

산만한 아이 교육, 핵심은 아이의 산만함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 원인은 무엇일지. 아이는 무엇을 할 때 집중을 하고 좋아하는지. 많은 대화를 나눠보세요. 아이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점차 아이는 자신감 있게 본인을 표현하면서, 창의성 역시 스스로 발전시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