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가도 꼭 한 명씩 있어요. 승부욕이 어마무시한 아이. 미술 수업인데, 남들보다 무조건 빠르게 그리고 만들어야 하고. 이러한 결과에 대해 그 누구보다 칭찬을 원하는 아이.

승부욕이 나쁜 건 아니지만… 만일 우리 아이가 이렇게 승부욕이 강하다면 혹시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부터 드시죠? 오늘은 승부욕 강한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승부욕은 아이에게 독일까?

승부욕 그자체는 결코 나쁘지 않아요. 그만큼 의욕이 있다는 뜻이에요. 목표가 있고,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 뭔지 알고 있는 거죠. 그 누구보다 뜨거운 의욕을 갖고 성장하는 데 좋은 가능성을 갖고 있다 말하고 싶어요.

실제로 미술 수업을 할 때, 이렇게 승부욕있는 아이들은 금새 실력이 늘곤 합니다. 다른 과목도 마찬 가지일 거예요. 승부사 기질은 아이의 좋은 성향이에요. 단 승부욕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때 말이죠.


혹시 이런 이유 때문에…?

승부사 기질이 아이에게 독이 되는 경우는 크게 3가지예요. 혹시 우리아이가 이런 이유 때문에 승부욕이 심해진 건 아닌지 확인해보세요.

1. 비교하고, 경쟁하게 했나요?

승부사 기질이 있는 아이에게 비교와 경쟁은 더욱이 좋지 않을 수 있어요. “00이는 벌써 이런 것도 하더라~” 이러한 비교는 승부사 기질을 가진 아이들에게 잘못된 생각을 갖게 할 수 있죠. ‘좋아서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닌 ‘남을 이기기 위해 해야 하는 것’

그리고 생각보다 비교를 하지 않는 부모님은 많아도, 알게 모르게 ‘경쟁’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아요. “누가 누가 빠르게 해보나 해볼까?” 뭐든 흥미를 잘 못붙이는 아이에겐 긴급처방이 될 수 있긴 해요. 하지만 승부사 기질이 있는 아이에게 경쟁 부추기는 행동 역시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마음을 갖게 할 수있어요.

2. 1등으로 키웠나요?

흔히 우리는 아이들에게 1등, 좋은 결과를 만드는 법은 잘 알려주지만 ‘좋은 패배’를 하는 법을 알려주진 않아요. 패배, 실패에도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놓치곤 하죠.

혹시 우리 아이에게도 1등, 좋은 결과를 냈을 때만 칭찬을 하진 않았나요? 패배를 했을 때도 ‘그럴 수 있어’라고 위로만 하진 않았나요? 패배를 통해 성장하는, 그 가치를 알려주지 않는다면 아이는 언제나 1등에 집착할 수 밖에 없어요. 패배에도 칭찬이 필요하답니다.


3. 아이의 ‘잘함’을 당연하게 생각했나요?

미술 수업을 오래 하면서 느꼈던 점은요. 잘하는 아이일수록 더 큰 관심을 원한다는 점이었어요. 한 때 저도 잘하는 아이는, “잘하니까, 알아서 잘 할거야” 라고 생각했던 적이있죠. 오히려 잘 못하는 아이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지려 했구요.

그러니까 잘하는 아이는 더 눈에 띌려고 노력을 했고, 관심을 얻기 위해 일부로 빨리 그림을 마치는 듯한 행동을 하더라구요. 그 때 생각했죠. 어쩌면 아이가 승부욕이 강한게 아닌, 관심이 부족해서 일 수 있겠구나.

아이도 마찬가지. 인정받길 좋아합니다. 아이에게 관심이 부족해지면, 오히려 관심과 인정을 받기 위해 승부욕이 세질 수 있다는 점 기억하세요!


이렇게 승부사 기질을 키워주세요!

그렇다면 어떻게 아이의 승부사 기질을 올바르게 키워줄 수 있을까요?

1. 아이의 승부사 기질을 인정해주세요

지기라도 하면, 울고불고 난리인 아이에게 “00아 질 수도 있는거야”라고 말했을 때 어땠나요? 아마 먹히지 않았을 거예요. 이미 아이의 머릿 속에는 온통 ‘1등’ 과 ‘이겨야’한다는 마음으로 가득차있으니까요.

오히려 그런 말을 해도 듣지 않는 아이 때문에 부모님만 스트레스받을 거예요. 그렇다면 고쳐주려 하지 마세요. 대신 아이의 그러한 승부욕을 인정하고 이해해주세요.

‘이해’는 단순히 ‘방치’를 뜻하진 않아요. 그리고 ‘바꾸려는’노력도 아니죠. 아이의 그러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어긋난 길로 나아가지 않게 잡아주는 것이 부모님의 역할. 초점을 ‘승부욕’에 맞추기 대신, ‘승부욕을 어떻게 올바르게 키워줄지’로 조금만 바꿔보세요.

2. 결과가 아닌, 과정을

우리 아이의 ‘무조건 이겨야’한다는 승부사 기질, 그 목표를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돌려보는 건 어떨가요? 칭찬의 내용을 조금 바꾸면 가능해져요.

우리 아이가 달리기 1등을 했다면 이렇게 칭찬해주세요. “00이가 정말 열심히 노력했나보구나” 최대한 결과에 대한 칭찬 대신, 과정에 대한 칭찬을 하는 거죠, “우와 1등을 했네? 멋지다!’가 아닌,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한 과정에 대해 칭찬을 해주세요!

 


3. 멋진 패배를 보여주세요

멋진 패배는 무엇일까요? ‘졌잘싸’라는 말 들어보셨죠. 졌지만 잘 싸웠다!. 이렇듯 아이에게 멋진 ‘이김’도 있지만 그보다 더 가치있는 멋진 ‘짐’을 알려주세요.

그 모습은 다양할 거예요. 패배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 멋지게 패배를 인정하고 상대방을 칭찬해주는 모습 등. 이를 통해 아이에게 이길 때도, 질 때도 모두 중요한 경험이라는 걸 직접 보여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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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산만하다면, 그 산만함 속에 숨겨진 긍정적인 모습을. 아이가 승부욕이 강하다면, 승부욕 속에 숨겨진 긍정적인 모습을. 내 자식이니까 걱정부터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초점을 한 번 바꿔보세요.

너무 산만해, 문제아였던 아이를 최고의 수영선수로 만든 펠프스의 어머니처럼. 궁금증이 너무 많아 티비까지 부셔먹던 아이를 최고의 로봇과학자로 만든 데니스홍의 부모님처럼. 아이의 성향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긍정적인 점을 찾아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