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무언가 묻는 걸 무척이나 싫어했던 5세 아이와 함께 했던 수업 사례를 들려드려요. 촉감이 매우 예민했던 아이, 어떻게 다양한 미술 재료들과 친해질 수 있었을까?

 

 

 

수업 전 어머님이 남겨주신 고민

 

 

예민한 성향의 아이예요.

 

아이가 새로운 것을 접하는 것에 호기심도 있으나 두려움도 큽니다. 손에 재료가 묻는 걸 싫어해서 촉감놀이도 어려웠습니다. 무언갈 손으로 쥐고, 묻히는 것을 안 좋아하다 보니, 미술을 점점 꺼리는 것 같아요.

아이가 부담을 갖지 않는 선에서 미술에 조금 더 호감을 가질 수 있도록 재미있게 부탁드립니다.

 

 

 

플랜에이 선생님과의 첫 만남

 

어머님이 남겨주신 고민을 토대로 첫 수업을 준비했어요. 사실 3 -5세. 특히 미술을 많이 경험해 보지 않은 아이일수록 물감 등 손에 묻는 걸 싫어하는 경향은 자주 보인답니다. 아직 친해지지 않았을 뿐. ‘문제’라고 생각할 정도는 아니라고 부모님들께도 흔히 말씀드리는데요.

첫 수업으로 준비했던 주제는 ‘뭉게뭉게 솜사탕 구름’이었어요. 솜의 포근하고 부드러운 촉감을 탐색하고, 이를 통해 무드 등을 만들어보는 활동이에요.

우리가 이 수업을 선택한 이유는 2가지였어요. 숲, 나무, 곤충 등 자연에 관심이 많았던 아이였고. 손에 묻지 않는 솜을 만지는 활동과 약간의 물감 활동을 통해 아이 손에 묻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주기 위해서였죠.

 

 


수업은 이렇게 진행했어요.

 

이런 성향의 아이에게는 수업 주제만큼이나, 선생님의 대화방식이 무척이나 중요해요. 어떻게 대화하는지에 따라 아이가 미술 재료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수 있을 정도니까요. 3가지가 중요해요.

 

1_ 아이보다 먼저 반응하지 않기

 

 

사전에 어머님이 촉감에 대해 예민하다고 이야기할 경우, 간혹 선생님이 이 부분을 너무 신경 쓴 나머지 아이 손에 묻은 물감, 재료들을 보고 아이 보다 먼저 반응할 때가 있어요. “어 묻었네, 선생님이 닦아줄까?”

사실 아이는 손에 묻는 건 싫더라도, 재료가 궁금하고 호기심은 갖고 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먼저 반응한다면 아이가 ‘손에 묻는 것은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해버릴 수 있죠. 어쩌면 호기심에 스스로 만져보려고 한 아이의 기회를 닫게 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가장 첫 번째로 신경 쓴 부분은. 아이가 수업 도중 손에 묻는 것이 ‘사실은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었어요. 다음 두 가지 역시 그러한 목적으로 했던 방식이에요.

 

 

2_ 궁금하면 시키지 않아도 만져요.

 

 

수업은 선생님이 준비해 간 재료함을 만져보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재료를 먼저 펼치기보단 재료가 담겨있는 가방을 먼저 보여주며 호기심을 자극했죠.

“이 안에 어떤 게 들어있을까?” “힌트를 줄까?” “바깥을 만져보면서 한 번 맞춰보자!” 등. ‘만져야 하는 것’이 아닌 ‘만지고 싶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게 수업 도입을 시작했어요. 쉬운 방법이지만. 이 방법을 사용했을 때와 아닐 때 아이 태도는 생각보다 많이 달라진답니다.

 

 

 

3_ 스스로 손을 닦게 했어요.

 

물감 활동이 들어가자 아이는 손에 묻은 물감을 보여주면서 닦아달라고 자주 했어요. 예전에도 어머님께서 많이 닦아주면서 미술 활동을 했던 터라 자연스럽게 선생님에게 손을 내밀었죠.

하지만 손에 무언가 묻고, 이를 다시 닦아달라고 요청하고. 다시 묻고. 이 과정은 생각보다 아이에게도 스트레스로 다가와요. 다만 이 과정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행동이 됐을 뿐.

그래서 책상 위에 물티슈를 올려두고. 아이가 손에 묻은 것을 닦고 싶어 할 때면 스스로 닦게 해주었어요. ‘묻으면 그냥 내가 닦으면 될 것’. 닦는 것 행위 자체가 부담스럽지 않은 것임을 알려주었죠.

다만 아이가 손에 묻은 것을 닦고 싶어 할 때 방치하거나, 못하게 한다면 아이는 더욱 거부감이 심해질 거예요.

 

 

 

 

 

이젠, 더 다양하고 새로운 활동을 할 수 있어요!

 

 

약 한 달 반 정도, 6번의 수업을 함께하면서 미술 재료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졌던 것 같아요. 그전까진 다소 조심스럽게 수업 재료와 주제를 선정했다면, 이후에는 정말 자유롭게 다양한 수업 주제들로 수업을 할 수 있었던 점이 선생님으로서도 가장 좋았던 점이 아닐까 싶어요.

워낙 그리고 싶은 것도, 만들고 싶었던 아이였기에. 아이의 자유로운 표현을 잠깐 가로막고 있던 무언가를 옆으로 치우니, 보여줬던 모습들도 정말 기특하고 놀랍기도 했죠.

 


만일 우리 아이도 촉감이 예민하거나, 손에 묻는 걸 싫어한다면. 위에서 저희가 수업을 하면서 사용했던 방법들을 적용해 보시길 바랄게요. 충분히 달라지는 우리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플랜에이 수업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플랜에이 수업을 시작해보세요!